© 2019 by Dohee Kim

살갗 아래의 해변, 연마기로 갈아낸 벽, 가변설치, 2017

The Beach Under the Skin, installation, ground walls, various size, 2017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조선소가 밀집한 영도 깡깡이마을에서의 일상적 노동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낡은 선박의 녹을 벗기듯 화랑 벽을 연마기로 갈아낸 후, 벽 먼지를 그 아래에 해변처럼 쓸어 모은 것이다. 엄청난 양의 먼지와 굉음을 동반한 이 과격한 과정은 보이지 않던 속을 들여다보게 하는 고요하고 섬세한 결과물을 남겼다. 작가가 화랑 벽에서 발견한 작은 못자국에서 이번 진화랑 전시가 연결되었다.

 

“조부모에게 맡겨진 나는 말을 배우기 전부터 선박의 녹을 벗겨내는 소리로 아침에 눈을 떴다. 깡깡이 아지매(선박 수리 노무자)들의 연마기가 장시간 녹가루를 모래폭풍처럼 날리며 따개비와 홍합, 녹들을 벗겨내면 배의 속살이 보였다. 파란배 살갗 아래 주황색과 빨간색이 나왔고 빨간배 살갗 아래로는 파란색과 검은색 등이 나와 셀 수 없을 만큼 무수한 비정형의 얼룩이 흉터인 듯 사연인 듯 넘실거렸다. 낡은 페인트를 다 벗긴 배 아래에 서면 붉은 녹내에 눈이 시렸다. 작업이 막바지로 치달으면 깨끗한 페인트가 다시 칠해진 후. 배이름도 다시 적혔다”

 

                                                                                                           _김도희 작가노트